국내 암호자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문조사를 통해, 이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투자 행태, 그리고 ‘높은 수익률’과 ‘기술에 대한 기대’와 같은 핵심 투자 동기가 무엇인지 분석한 보고서이다.
논문 요약
- 논문 제목: 암호자산 투자자는 누구인가? – 암호자산 투자자 특성 및 투자 결정요인 분석
- 저자: 김민정 외
- 게재 학술지: KIF 금융리포트 (한국금융연구원)
- 발행 연도: 2018
- 핵심 요약: 2017년 암호자산 투자 열풍 이후, 국내 투자자 2,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투자자들의 실체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당시 투자자들은 주로 20~30대 남성이며,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 성향을 보였다. 이들의 가장 중요한 투자 동기는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였으며,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 가치’ 또한 주요한 결정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밝혔다.
연구 배경
2017년 대한민국을 휩쓴 암호자산 투자 열풍의 한가운데, 사람들은 ‘가즈아’를 외쳤다. 이 연구는 그 열풍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였으며, 그들은 무엇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는지에 대한 첫 번째 체계적인 인구통계학적 보고서이다.
2017년은 대한민국에서 ‘암호자산’ 또는 ‘가상화폐’가 대중에게 각인된 원년이었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수많은 암호자산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투기적인 광풍과 함께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언론에서는 ‘묻지마 투자’, ‘인생 역전’과 같은 자극적인 키워드들이 넘쳐났고, 암호자산 투자자에 대한 막연한 추측과 오해가 난무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정책 당국은 시장의 건전성을 고민하고 투자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했으며, 관련 기업들은 자신들의 핵심 고객이 누구인지 파악하여 합리적인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국내 암호자산 투자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데이터가 거의 전무했다.
이 연구는 바로 이러한 **’정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행되었다. ‘암호자산 투자자’라는 미지의 집단에 대해, 대규모 설문조사라는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그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투자 행태,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투자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Key Drivers)**이 무엇인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해결하려는 문제
사회적 현상으로 부상한 암호자산 투자에 대해, ‘과연 누가, 왜,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고, 시장 참여자에 대한 객관적인 프로필을 제시하여 막연한 추측과 오해를 해소한다.
2018년 초, 암호자산 시장에 대한 사회적 담론은 종종 극단적인 이미지에 기반했다. 모든 투자자를 비이성적인 투기꾼으로 묘사하거나,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유행을 좇는 젊은이들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스테레오타입은 정확한 현실 진단과 효과적인 정책 수립을 방해한다.
이 연구가 해결하고자 하는 핵심 문제는 바로 이러한 **’암호자산 투자자에 대한 객관적 이해의 부재’**이다.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데이터 기반의 답변을 찾고자 했다.
- 암호자산 투자자의 주된 연령대와 성별, 직업, 소득 수준은 어떠한가?
- 이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얼마나 오랫동안 투자하고 있는가?
- 투자를 할 때 필요한 정보는 주로 어디에서 얻는가?
- 무엇보다, 어떤 동기와 이유로 이 위험한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는가?
이 연구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실증적인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암호자산 투자자 집단을 더 이상 미지의 대상이 아닌, 분석과 이해가 가능한 구체적인 시장 참여자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 모형
국내 암호자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인구통계, 투자 행태, 투자 결정요인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기술통계 및 빈도분석을 통해 분석하여 투자자 집단의 전반적인 특성을 도출한다.
본 연구는 특정 가설을 검증하는 복잡한 통계 모델을 사용하기보다는, 연구 대상 집단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묘사하는 기술적 연구(Descriptive Research) 방법론을 채택했다.
- 설문지 설계: 연구 목적에 맞춰,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개발했다.
- 인구통계학적 특성 (성별, 연령, 소득 등)
- 투자 경험 및 행태 (투자 기간, 금액, 다른 자산 투자 경험 등)
- 정보 획득 경로 (온라인 커뮤니티, 뉴스, 지인 등)
- 투자 결정 요인 (수익률, 기술 가치, 주변 추천 등)
- 데이터 수집: 국내 주요 암호자산 거래소 이용자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데이터 분석: 수집된 설문 데이터를 **기술통계(Descriptive Statistics)**와 **빈도분석(Frequency Analysis)**을 사용하여 분석했다.
- 기술통계: 평균 투자 금액, 평균 투자 기간 등 연속형 변수의 중심 경향과 분포를 파악했다.
- 빈도분석: 투자자의 성별 분포, 연령대 분포, 투자 결정 요인 선택 비율 등 범주형 변수의 구성을 파악했다.
- 교차분석(Cross-tabulation): 연령대별로 투자 결정 요인에 차이가 있는지 등을 분석했다.
데이터 설명
국내 5대 암호자산 거래소 이용자 및 관련 커뮤니티 회원 등 2,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온라인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이는 투자자의 자기보고(Self-report) 기반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이다.
- 출처: 본 연구는 한국금융연구원이 국내 암호자산 투자자 2,530명을 대상으로 직접 실시한 대규모 온라인 설문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투자자의 실제 거래 기록이 아닌, 그들의 인식과 경험에 대한 자기보고 기반의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이다.
- 수집 방법: 2018년 2월, 국내 5대 암호자산 거래소 공지 및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온라인 설문조사 링크를 배포하여 데이터를 수집했다.
- 데이터 변수 설명: 설문지는 투자자의 다면적인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변수들로 구성되었다.
- 인구통계학적 특성:
성별
,연령
,학력
,직업
,가구 소득 수준
. - 투자 행태 변수:
총 투자 기간
: 암호자산 투자 시작 시점.총 투자 원금
: 암호자산에 투자한 총 금액.타 자산 투자 경험
: 주식, 펀드, 부동산 등 다른 자산에 대한 투자 경험 유무.정보 획득 경로
:온라인 커뮤니티
,지인 추천
,뉴스 기사
등 정보를 얻는 주된 채널.
- 투자 결정 요인 (핵심 변수):
- 투자자들이 암호자산에 투자하기로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한 요인들을 복수 응답으로 측정했다. (예: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 가치
,가치 변동성을 이용한 단기 차익 실현 용이성
,주변의 권유
등)
- 투자자들이 암호자산에 투자하기로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한 요인들을 복수 응답으로 측정했다. (예:
- 인구통계학적 특성:
데이터 분석
수집된 설문 데이터를 빈도 분석과 교차 분석을 통해 처리했으며, 투자자 그룹별(예: 연령대별, 소득별)로 투자 행태나 결정 요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본 연구의 데이터 분석은 복잡한 머신러닝 모델링보다는, 수집된 데이터의 분포와 특징을 명확하게 요약하고 보여주는 데 집중되었다.
분석의 핵심은 빈도 분석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남성은 몇 %인가?”, “가장 많은 투자자가 속한 연령대는 어디인가?”,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 결정 요인은 무엇인가?” 와 같은 질문에 대해, 각 응답 항목의 백분율을 계산하여 투자자 집단의 전체적인 초상을 그렸다. 예를 들어, ‘투자 결정 요인’ 문항에서 ‘높은 수익률 기대’를 선택한 응답자의 비율과 ‘블록체인 기술 가치’를 선택한 응답자의 비율을 계산하여, 투자자들의 핵심 동기를 파악했다.
또한, 교차 분석을 통해 서로 다른 변수 간의 관계를 탐색했다. 예를 들어, ‘연령대’ 변수와 ‘투자 결정 요인’ 변수를 교차 분석하여, 20대 투자자와 40대 투자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 동기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단일 변수 분석만으로는 알 수 없는 더 깊이 있는 집단 간의 특성 차이를 밝혀냈다.
핵심 결과
2018년 당시 국내 암호자산 투자자는 20-30대 남성이 주를 이루었으며, 이들은 고위험을 감수하는 투자 성향을 보였고,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와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을 가장 중요한 투자 동기로 꼽았다.
대규모 설문 분석을 통해 도출된 국내 암호자산 투자자의 프로필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 인구통계학적 특성: 투자자의 대다수는 **남성(80% 이상)**이었으며, 20대와 30대가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는 ‘젊은 남성’ 중심의 시장이었다. 직업적으로는 사무/기술직 종사자의 비중이 높았다.
- 투자 행태: 평균 투자 원금은 상대적으로 소액인 경우가 많았으나, 상당수가 고위험-고수익 추구형의 투자 성향을 보였다. 투자 정보는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얻는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아, 또래 집단의 영향력이 매우 큰 시장임을 알 수 있었다.
- 핵심 투자 동기: 투자자들이 암호자산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53.4%)**였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그에 못지않게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미래 가치'(46.9%)**를 꼽은 응답자도 매우 많았다는 점이다.
이 결과는 암호자산 시장이 단순히 비이성적인 투기 심리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동기’와 ‘기술적 신념’이라는 두 개의 축이 함께 작동하는 복합적인 시장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시사점
암호자산 시장은 단순한 투기 집단이 아닌, 기술에 대한 이해와 미래 가치에 대한 신념을 가진 투자자들이 상당수 포함된 복합적인 시장이며, 이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건전한 시장 육성과 투자자 보호 정책의 출발점이다.
이 연구는 암호자산 시장을 바라보는 정책 당국과 관련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투자자 프로필에 기반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이 연구 결과는 시장 참여자들이 동질적인 집단이 아님을 보여준다. ‘높은 수익률’만을 좇는 단기 투자자와, ‘기술의 미래 가치’를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참여자는 서로 다른 유형의 투자자이다. 따라서 투자자 보호 정책이나 시장 규제 역시 이러한 참여자들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하여 정교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
둘째,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가 시급하다. 투자자들이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나 지인 추천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결과는, 시장에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하며, 잘못된 정보나 루머에 취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채널을 구축하고 투자자 교육을 강화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인사이트
고객이 ‘왜’ 여기에 왔는지 알면,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보인다.
이 논문은 모든 마케팅 전략의 출발점인 **’고객 동기 이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할 때, 비로소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경험을 제공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 연구는 Web3 사용자의 핵심 동기가 ‘수익’과 ‘기술’이라는 두 가지임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 페르소나 예시: “기술 신봉자(Tech Believer), 비탈릭 비기너”
- 특징: 비탈릭 비기너는 20대 후반의 개발자로, 암호화폐 투자를 통해 단기적인 부를 얻는 것보다 블록체인 기술이 만들어갈 탈중앙화된 미래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그는 단순히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L2 솔루션, 새로운 합의 알고리즘을 가진 L1, 또는 탈중앙화 과학(DeSci)과 같은 실험적인 분야에 USDC를 투자한다. 그의 투자는 돈벌이 수단을 넘어 **’미래에 대한 베팅’**이자 **’기술적 신념의 표현’**이다.
- 데이터 기반 행동: 거래 빈도는 낮지만, 인프라 관련 토큰(L1, L2, 오라클 등)을 장기간 스테이킹함. Gitcoin 기부 이력이 있음. 거버넌스 포럼에서 기술적인 토론에 참여함.
- 실질적인 마케팅 액션 제안:
- 가치 기반 콘텐츠 마케팅: ‘비탈릭 비기너’와 같이 기술적 가치를 중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세그먼트에게는, 가격이나 수익률 대신 프로토콜의 기술적 우위, 창업자의 비전, 그리고 생태계의 장기적인 로드맵을 심도 있게 설명하는 콘텐츠(예: 기술 백서 요약본, 장문의 블로그 글, 개발자 인터뷰)를 통해 접근하여 지적인 만족감을 제공한다.
- 개발자 및 빌더(Builder) 대상 인센티브 프로그램: 이 세그먼트는 단순한 투자자를 넘어 생태계에 기여할 잠재력이 큰 ‘빌더’ 집단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개발자 보조금(Grant)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버그 바운티, 온라인 해커톤 등을 개최하여 이들이 생태계에 직접 참여하고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그에 대한 명예와 보상을 제공한다.
- 투명한 거버넌스 참여 채널 제공: 이들은 프로토콜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이들이 거버넌스 포럼에서 쉽게 의견을 개진하고, Snapshot 등을 통해 투표에 참여하며, 프로토콜의 미래 방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채널을 제공하고, 이러한 참여 활동 자체를 중요한 마케팅 메시지로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