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NFT를 구매할 때 어떤 속성(발행 주체, 희소성, 실물 혜택 등)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컨조인트 분석이라는 통계 기법을 통해 정량적으로 측정한 연구이다.
논문 요약
- 논문 제목: 웹 3.0의 핵심, NFT에 대한 이용자 선호 실증분석
- 저자: 이정윤, 이성엽
- 게재 학술지: 전자거래학회지
- 발행 연도: 2022
- 핵심 요약: NFT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속성들의 상대적 중요도를 파악하기 위해, 잠재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컨조인트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소비자들은 NFT의 기술적 측면보다 ‘발행 주체’의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그 뒤를 이어 ‘희소성’과 ‘실물 연계 혜택’을 중요한 구매 결정 요인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배경
수십억 원에 팔리는 디지털 그림 파일, 사람들은 왜 NFT에 열광하는가? 이 연구는 NFT라는 복잡한 상품을 ‘속성’의 묶음으로 분해하고, 소비자들이 각 속성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부여하는지 측정함으로써 그 비밀을 파헤치고자 한다.
2021년을 기점으로 **NFT(대체 불가능 토큰)**는 블록체인 기술을 넘어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유명 아티스트의 디지털 아트, PFP(Profile Picture) 프로젝트, 게임 아이템 등 다양한 형태의 NFT가 등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하지만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달리, “소비자들은 도대체 NFT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고 구매를 결정하는가?”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다.
하나의 NFT 상품은 여러 가지 **속성(Attribute)**의 결합체이다.
- 콘텐츠: NFT가 담고 있는 이미지나 음악 자체.
- 발행 주체: 누가 이 NFT를 만들고 판매하는가 (예: 유명 아티스트, 나이키 같은 브랜드, 무명 개발자).
- 희소성: 얼마나 많은 수량이 발행되었는가 (예: 단 하나뿐인 1/1 에디션, 1만 개 한정판).
- 유틸리티: 이 NFT를 소유함으로써 얻게 되는 부가적인 혜택 (예: 특정 커뮤니티 입장권, 실물 상품 교환권).
기업이 성공적인 NFT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여러 속성 중 어떤 것에 자원을 집중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본 연구는 마케팅 조사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컨조인트 분석(Conjoint Analysis)**이라는 강력한 통계 기법을 활용한다. 컨조인트 분석은 소비자에게 여러 속성이 조합된 가상의 상품들을 제시하고, 그들의 선택을 분석하여 각 속성이 소비자의 선호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법론이다.
해결하려는 문제
NFT라는 복합적인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떤 속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지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NFT 상품 기획 및 마케팅 전략의 우선순위를 도출한다.
NFT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기업은 수많은 전략적 선택에 직면한다.
-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데 큰 비용을 써야 할까?
- 발행 수량을 적게 하여 희소성을 높이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많이 발행하여 커뮤니티를 키우는 것이 좋을까?
- NFT 홀더들에게 실물 상품 증정과 같은 오프라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의사결정은 대부분 직관이나 시장의 유행에 따라 이루어져 왔다. 이 연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바로 이러한 **’전략적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이다.
컨조인트 분석을 통해, NFT를 구성하는 각 속성(발행 주체, 희소성, 혜택 등)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미치는 **상대적 중요도(Relative Importance)**를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어떤 속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마케팅 메시지를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 기반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얻을 수 있다.
연구 모형
NFT의 주요 속성(발행주체, 희소성 등)과 수준(레벨)을 정의하고, 이들의 조합으로 구성된 가상의 NFT 프로필들을 응답자에게 제시하여 선호도를 조사하는 컨조인트 분석 설계(Choice-based Conjoint)를 사용한다.
본 연구는 소비자의 선호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체계적인 컨조인트 분석 절차를 따랐다.
- 속성 및 수준 정의 (Attribute & Level Definition): NFT의 가치를 구성하는 핵심 속성과 각 속성이 가질 수 있는 수준을 정의한다.
- 속성 1:
발행 주체
→ 수준: (유명 아티스트, 글로벌 브랜드, 인플루언서, 개인) - 속성 2:
콘텐츠 유형
→ 수준: (디지털 아트, PFP, 게임 아이템) - 속성 3:
희소성
→ 수준: (Unique(1개), Limited(100개), Open(10,000개)) - 속성 4:
실물 연계 혜택
→ 수준: (혜택 있음, 혜택 없음)
- 속성 1:
- 가상 프로필 생성: 정의된 속성과 수준을 조합하여 여러 개의 가상 NFT 상품 프로필(카드)을 생성한다.
- 데이터 수집: 응답자에게 몇 개의 가상 NFT 프로필 카드를 한 세트로 보여주고, 그중에서 가장 구매하고 싶은 프로필을 하나 선택하게 한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한다.
- 효용가치 추정: 응답자들의 선택 데이터를 통계 모델(예: 다항 로짓 모델)로 분석하여, 각 속성 수준이 갖는 **부분가치 효용(Part-worth Utility)**을 추정한다. 이 효용값은 해당 속성 수준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만족감을 주는지를 나타내는 점수이다.
- 속성별 중요도 계산: 추정된 효용값을 바탕으로, 전체 구매 결정 과정에서 각 속성이 차지하는 상대적 중요도를 계산한다.
데이터 설명
NFT 구매에 관심이 있는 잠재 사용자를 대상으로, 가상의 NFT 상품 프로필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컨조인트 설문조사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이는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이다.
- 출처: 본 연구는 연구진이 직접 설계한 컨조인트 설문지를 통해 수집한 1차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는 사용자의 실제 거래 기록이 아닌, 가상의 상품에 대한 선호도를 측정한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이다.
- 수집 방법: 온라인 설문조사 플랫폼을 통해 NFT에 관심이 있거나 구매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을 모집하여, 설계된 컨조인트 설문을 진행했다.
- 데이터 변수 설명: 컨조인트 분석의 데이터는 일반적인 설문 데이터와 구조가 다르다.
- 독립 변수 (Independent Variables): 응답자에게 제시된 각 NFT 프로필의 속성 수준(Attribute Levels).
- 예시:
발행주체=유명 아티스트
,희소성=Limited
,실물혜택=있음
등.
- 예시:
- 종속 변수 (Dependent Variable): 각 선택지 세트에서 응답자가 선택한 특정 NFT 프로필 (Choice, 1 또는 0).
- 독립 변수 (Independent Variables): 응답자에게 제시된 각 NFT 프로필의 속성 수준(Attribute Levels).
데이터 분석
컨조인트 분석 결과, NFT의 여러 속성들 중에서 ‘발행 주체’가 소비자 선호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희소성’과 ‘실물 연계 혜택’ 순으로 중요도가 높았다.
수집된 응답자들의 선택 데이터를 통계 소프트웨어(SPSS 등)를 사용하여 분석했다. 분석의 핵심은 각 속성 수준의 **효용값(Utility)**과 각 속성의 **상대적 중요도(Relative Importance)**를 계산하는 것이었다.
분석 결과, 속성별 상대적 중요도는 **’발행 주체'(40.1%)**가 압도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들이 NFT를 구매할 때, ‘누가 만들고 보증하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뒤를 이어 ‘희소성'(25.6%), ‘실물 연계 혜택'(20.5%) 순으로 중요도가 높았으며, ‘콘텐츠 유형'(13.8%)의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또한, 각 속성 수준별 효용값을 분석한 결과, ‘유명 아티스트/글로벌 브랜드’가 발행한 경우, ‘단 하나뿐인(Unique)’ 희소성을 가진 경우, ‘실물 혜택이 있는’ 경우에 소비자의 선호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핵심 결과
소비자들은 NFT의 기술적 측면이나 예술적 가치 그 자체보다, ‘누가 만들었는가(신뢰와 브랜드)’, ‘얼마나 희소한가(지위와 가치 저장)’, ‘어떤 실질적 혜택이 있는가(실용성)’를 훨씬 더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NFT 시장이 순수한 기술이나 예술 시장이 아니라, 브랜드, 희소성, 실용적 가치가 결합된 복합적인 시장이라는 것을 데이터로 증명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NFT를 구매할 때, 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의 우수성이나 디지털 아트의 심미성만을 보고 판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전통적인 명품이나 수집품을 구매할 때와 유사한 기준을 적용했다.
- 신뢰와 브랜드 (
발행 주체
): “이것은 믿을 수 있는 곳에서 만든 것인가?” - 가치와 지위 (
희소성
): “이것은 나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것인가?” - 실용성 (
실물 혜택
): “이것을 가지면 나에게 어떤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가?”
이 결과는 NFT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핵심 질문에 대해 명확하고 매력적인 답을 제공해야 함을 시사한다.
시사점
성공적인 NFT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며, 강력한 브랜드 파워, 희소성을 통한 가치 제안,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넘어선 오프라인 혜택 등 비즈니스 및 마케팅 전략이 결합되어야 한다.
이 연구는 NFT 및 Web3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기업과 마케터들에게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브랜드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기술 스타트업이라 할지라도,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유명인, 아티스트, 또는 기존 브랜드와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초기 신뢰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둘째, 명확한 가치 제안을 설계해야 한다. 단순히 멋진 이미지를 NFT로 만드는 것을 넘어, 이 NFT가 왜 희소한지, 그리고 이 NFT를 소유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독점적인 온라인/오프라인 혜택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설계하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NFT의 성공은 기술이 아닌 가치 설계와 마케팅에 달려있음을 이 연구는 명확히 보여준다.
인사이트
고객은 NFT를 사는 것이 아니라, NFT가 주는 ‘가치 묶음(Value Bundle)’을 산다.
이 논문은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고객은 제품의 물리적 실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 제공하는 ‘속성들의 묶음’과 그로부터 얻는 ‘효용’을 구매한다. 컨조인트 분석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효용의 구조를 분해하고 측정하는 강력한 현미경이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우리는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제품을 설계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 페르소나 예시: “브랜드 충성 소비자, 나이키 매니아 니키(Nicky)”
- 특징: 니키는 DeFi나 복잡한 블록체인 기술에는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그녀는 나이키의 열렬한 팬이며, 한정판 스니커즈를 수집하는 것을 즐긴다. 나이키가 자사의 Web3 플랫폼인 ‘.SWOOSH’를 출시하고, 이 플랫폼을 통해 구매한 NFT를 가진 사람에게만 한정판 운동화 우선 구매 기회나 특별 오프라인 이벤트 초대권을 제공하자, 그녀는 기꺼이 지갑을 만들고 USDC를 구매하여 .SWOOSH NFT를 구매했다. 그녀에게 이 NFT는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브랜드와의 관계를 증명하고 특별한 혜택을 누리는 ‘디지털 멤버십 카드’**이다.
- 데이터 기반 행동: 나이키 관련 NFT 외에는 다른 온체인 활동이 거의 없음. CEX에서 NFT 구매를 위한 USDC를 입금한 후, 바로 NFT를 구매하고 더 이상 활동이 없는 패턴.
- 실질적인 마케팅 액션 제안:
- 가치 속성 기반 세분화 및 타겟팅: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하여, 특정 브랜드(예: 나이키의 RTFKT, 아디다스의 Indigo Herz)의 NFT를 집중적으로 거래하거나 보유한 지갑들을 ‘브랜드 충성형’ 세그먼트로 식별한다. 이들에게는 기술적인 내용이나 수익률 대신, “새로운 콜라보레이션 소식”이나 “한정판 굿즈 에어드랍”과 같이 브랜드 가치와 관련된 마케팅 메시지로 접근하여 높은 반응을 유도한다.
- 실물 연계 혜택(Phygital) 강화: 이 ‘브랜드 충성형’ 세그먼트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디지털 자산과 실물 혜택을 결합하는 ‘피지털(Phygital)’ 전략을 강화한다. 예를 들어, 특정 프로토콜에 일정량 이상의 USDC를 예치한 사용자에게, 제휴된 유명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커피 쿠폰 NFT나 제품 할인권 NFT를 에어드랍한다.
- Web2 유명 브랜드와의 파트너십 유치: 이 논문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아직 Web3에 진출하지 않은 Web2의 유명 브랜드(예: 패션, F&B, 엔터테인먼트)들에게 “당신의 브랜드 파워는 Web3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저희 플랫폼을 통해 당신의 충성 고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세요”라고 제안하며, 이들을 Web3 생태계로 온보딩시키는 B2B 마케팅을 실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