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RM을 위한 고객 프로파일 분석 및 시장세분화 리뷰

2000년대 초반, 오프라인과 다른 온라인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프로필을 구축하고 시장을 세분화하는 e-CRM의 기본 프레임워크를 제시한 선구적인 연구이다.

논문 요약

  • 논문 제목: e-CRM을 위한 고객 프로파일 분석 및 시장세분화
  • 저자: 고은주, 서진희
  • 게재 학술지: 한국산업정보학회
  • 발행 연도: 2003
  • 핵심 요약: 온라인 환경의 고객 데이터(구매 이력, 웹사이트 방문 기록 등)를 분석하여 고객 프로필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장을 세분화하여 각기 다른 e-CRM 전략을 적용하는 기본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연구 배경

2000년대 초반은 전자상거래(e-commerce)가 막 꽃피우기 시작한 시기였다. 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면하던 고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고객’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들은 매장에 방문하는 대신 웹사이트에 ‘로그’를 남겼고, 점원에게 질문하는 대신 ‘클릭’으로 상품 정보를 탐색했다. 전통적인 CRM 방식만으로는 이러한 새로운 고객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배경에서 e-CRM(electronic CRM) 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e-CRM의 핵심은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고객 행동 데이터(예: 클릭스트림, 방문 기록)를 분석하여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이 연구는 e-CRM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온라인 고객의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여 **고객 프로파일(Customer Profile)**을 만들고,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시장세분화(Market Segmentation)**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한, 해당 분야의 선구적인 연구 중 하나다.


해결하려는 문제

오프라인 고객과 행동 패턴이 다른 온라인 고객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이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그룹을 만들어 맞춤형 e-CRM 전략을 실행하고자 했다.

이 연구가 해결하고자 한 핵심 문제는 ‘온라인 고객을 어떻게 정의하고 분류할 것인가?’였다. 오프라인 고객은 구매 이력이나 인구통계 정보가 중심이었지만, 온라인 고객은 구매하지 않더라도 수많은 행동 데이터를 남겼다. 예를 들어, 어떤 고객은 사이트에 자주 방문하지만 구매는 거의 하지 않았고, 어떤 고객은 한 번 방문하면 오랜 시간 머무르며 여러 상품을 비교했다.

이처럼 다양하고 새로운 행동 패턴을 보이는 온라인 고객들을 단일 집단으로 보고 동일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따라서 이 연구는 구매 데이터뿐만 아니라 웹사이트에서의 탐색 행동 데이터까지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온라인 환경에 특화된 유의미한 고객 그룹을 찾아내고, 각 그룹의 특성에 맞는 e-CRM 전략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연구 모형

온라인 고객의 인구통계학적 정보, 웹사이트 로그 데이터, 구매 데이터를 통합하여 고객 프로필을 생성하고, 이를 RFM 분석 및 군집분석에 적용하여 시장을 세분화하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본 연구는 온라인 고객 세분화를 위한 체계적인 4단계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1. 데이터 통합 및 프로파일링 (Data Integration & Profiling):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고객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한다. 고객 가입 시 제공한 인구통계 정보, 웹 서버에 기록된 방문 및 탐색 로그, 그리고 데이터베이스의 구매 기록을 결합하여 각 고객에 대한 포괄적인 ‘프로필’을 생성한다.
  2. 고객 가치 분석 (Customer Value Analysis): 통합된 데이터 중 구매 기록을 바탕으로 RFM(Recency, Frequency, Monetary) 분석을 수행하여 각 고객의 현재 가치를 평가한다.
  3. 행동 기반 세분화 (Behavioral Segmentation): RFM 점수와 더불어 웹사이트 방문 빈도, 평균 체류 시간 등 온라인에서의 행동 변수들을 함께 사용하여 **군집분석(Clustering Analysis)**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유사한 가치와 행동 패턴을 보이는 고객들을 동질적인 그룹으로 묶는다.
  4. 전략 수립 및 실행 (Strategy Formulation): 세분화된 각 고객 그룹의 특성을 상세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차별화된 e-CRM 전략(예: 타겟 이메일, 개인화 배너 광고)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데이터 설명

특정 온라인 쇼핑몰의 고객 가입 정보, 웹사이트 로그, 구매 이력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했다.

  • 출처: 논문에 구체적인 쇼핑몰 이름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국내 초기 전자상거래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확보한 내부 데이터를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온체인 여부: 데이터는 모두 기업의 중앙화된 서버에 기록된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이다.
  • 수집 방법: 고객이 웹사이트에서 활동할 때 서버에 자동으로 기록되는 웹 로그(Web Log) 데이터와, 고객이 회원 가입 시 직접 입력한 정보, 그리고 결제 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 구매 정보를 통합하여 분석용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 데이터 변수 설명: 이 연구는 온라인 고객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세 가지 종류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활용했다.
    • 고객 속성 데이터 (Demographics): 회원 ID, 연령, 성별, 직업 등 고객의 기본적인 인적 사항.
    • 구매 행동 데이터 (Transactional Behavior): 고객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 Recency (R): 최근 구매 시점
      • Frequency (F): 구매 빈도
      • Monetary (M): 총 구매 금액
    • 웹 탐색 행동 데이터 (Web-Browse Behavior): 구매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온라인 고유의 행동 지표.
      • 방문 빈도 (Visit Frequency): 사이트에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가.
      • 최근 방문일 (Visit Recency): 가장 마지막에 방문한 시점.
      • 평균 페이지 뷰 (Avg. Page Views): 방문당 평균 몇 페이지를 둘러보는가.
      • 평균 체류 시간 (Avg. Session Duration): 방문당 평균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

데이터 분석

RFM 분석을 통해 고객 가치를 평가하고, 웹사이트 활동 데이터를 포함한 포괄적인 고객 프로필을 기반으로 군집분석을 수행하여 온라인 고객 유형을 도출했다.

분석은 크게 두 축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는 RFM 분석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정량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어떤 고객이 기업의 수익에 크게 기여하는 ‘우량 고객’인지 식별했다.

두 번째는 이 연구의 핵심으로, RFM 변수와 웹 탐색 행동 변수들을 모두 포함하여 군집분석을 수행한 것이다. 이 접근법을 통해, 단순히 구매액이 높은 고객을 넘어, ‘구매는 적지만 사이트 활동이 매우 활발한 고객’ 또는 ‘사이트 방문은 뜸하지만 한 번 올 때마다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객’ 등과 같이 훨씬 더 다채롭고 입체적인 고객 유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각기 다른 유형의 고객에게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해주었다.


핵심 결과

온라인 고객은 구매 행동뿐만 아니라 웹사이트 내에서의 탐색 행동(방문 빈도, 체류 시간 등)에 따라 뚜렷이 구분되는 여러 집단으로 나눌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구매 데이터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온라인 고객의 다양한 페르소나가 드러났다. 예를 들어, 구매 실적은 비슷하더라도, 한 그룹은 특정 카테고리만 집중적으로 탐색하는 ‘전문가형’ 행동을 보인 반면, 다른 그룹은 여러 카테고리를 넓게 둘러보는 ‘탐색가형’ 행동을 보였다.

이러한 발견은 e-CRM 전략 수립에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전문가형’ 고객에게는 해당 카테고리의 신상품이나 심층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고, ‘탐색가형’ 고객에게는 다양한 상품을 추천하거나 인기 랭킹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즉, 고객의 웹 탐색 행동을 분석하는 것이 개인화 마케팅의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열쇠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시사점

디지털 환경에서의 CRM은 고객의 최종적인 ‘구매’ 행위뿐만 아니라, 구매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 즉 ‘탐색’과 ‘상호작용’ 데이터를 모두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 논문이 20년 전에 제시한 시사점은 오늘날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 원칙과 정확히 일치한다. 고객의 구매 여정(Customer Journey) 전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어떤 키워드로 검색해서 들어왔는지, 어떤 상품 페이지에서 오래 머물렀는지, 무엇을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지웠는지 등 구매 이전의 모든 **’디지털 발자국’**은 고객의 의도(Intent)를 파악할 수 있는 금광과도 같다. 이 연구는 e-CRM의 성공이 결국 이 방대한 상호작용 데이터를 얼마나 잘 수집하고, 분석하고, 활용하여 고객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가에 달려있음을 일찌감치 통찰했다.


인사이트

장바구니만 보지 말고, 고객의 ‘마우스 커서’를 읽어라.

AI/빅데이터 마케터의 관점에서 이 논문은, 모든 디지털 행동 데이터는 고객의 ‘목소리’라는 기본으로 돌아가게 한다. 2003년의 e-CRM 페르소나와 전략은 오늘날의 관점으로도 여전히 유효하며, 다음과 같이 구체화할 수 있다.

  • e-CRM 페르소나 예시: ‘정보 탐색가 (Information Seeker)’
    • 정의: 20대 후반의 직장인으로, 구매(Frequency, Monetary)는 월 1회 수준으로 낮지만, 사이트 방문 빈도와 페이지 뷰는 상위 10%에 속한다. 이들은 구매 결정이 신중하여 여러 상품의 리뷰와 스펙을 꼼꼼히 비교하며, 당장의 매출 기여도는 낮지만 커뮤니티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잠재적인 ‘인플루언서’ 그룹이다.
    • 니즈: 이들은 구매 압박을 싫어하며, 자신의 판단을 도와줄 객관적이고 깊이 있는 정보를 원한다.
  • 실질적인 마케팅 액션 (e-CRM)
    1. 정보 중심의 콘텐츠 마케팅: ‘정보 탐색가’ 세그먼트에게는 할인 쿠폰 이메일 대신, 그들이 자주 조회한 카테고리의 ‘구매 가이드’나 ‘경쟁 제품 비교 분석’과 같은 전문적인 콘텐츠를 담은 뉴스레터를 발송하여 신뢰 관계를 구축한다.
    2. 개인화된 웹 경험 제공: 이들이 사이트에 재방문했을 때, ‘최근 본 상품 목록’과 ‘해당 상품의 사용자 리뷰’를 홈페이지 전면에 노출하여 정보 탐색 과정을 용이하게 만들어 준다.
    3. 커뮤니티 활동 유도: 이들이 특정 상품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거나, Q&A 게시판에 답변을 달 경우 추가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어, 이들의 지식을 다른 사용자들을 위한 자산으로 전환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