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러닝을 활용하여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반 시장의 유동성 특성을 비교 분석하고, 특히 금융 위기 시 두 시장의 상이한 작동 방식을 규명한 금융 시장 미시구조 연구이다.
논문 요약
- 논문 제목: Liquidity Pricing and Crisis: New Metrics from Traditional and Blockchain-Based Markets
- 저자: Dimitar Bogoev
- 게재 학술지: Durham University
- 발행 연도: 2025
- 핵심 요약: 전통 금융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 패턴을 머신러닝을 이용해 분석하고, 위기 상황에서 두 시장이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는지를 비교했다. 블록체인 기반 시장의 유동성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지표를 제안했다.
연구 배경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은 24시간 연중무휴로 작동하며 중앙 기관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시장(DeFi, 암호화폐 거래소)을 탄생시켰다. 이 새로운 시장은 전통 금융 시장(주식, 채권 시장 등)과는 다른 독특한 작동 원리를 가진다. 이 중에서도 유동성(Liquidity), 즉 자산을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얼마나 쉽게 사고팔 수 있는지는 시장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하지만 전통 금융 이론에서 사용되던 기존의 유동성 측정 지표들이 과연 이 새로운 디지털 자산 시장에도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이 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즉,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이라는 두 개의 다른 세계를 **시장 미시구조(Market Microstructure)**의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고, 특히 머신러닝과 같은 최신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블록체인 시장의 고유한 유동성 특징을 더 정확하게 측정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해결하려는 문제
전통적인 금융 이론과 측정 지표가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금융 시장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두 시장의 유동성 특징과 위기 시 반응 메커니즘의 차이를 규명하고자 했다.
“이 시장은 얼마나 유동성이 풍부한가?”라는 질문은 금융의 핵심 질문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호가 스프레드(bid-ask spread)나 거래량 등 잘 정립된 지표로 이에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유니스왑(Uniswap)의 자동화된 유동성 풀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할 수 있을까? 알고리즘에 의해 유동성이 순식간에 공급되거나 사라지는 DeFi 환경의 특성은 전통적인 지표로는 포착하기 어렵다.
이 연구는 오래된 지도로 새로운 대륙을 탐험하는 것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DeFi라는 신대륙에 맞는 새로운 지도를 만들고자 한다. 즉, 블록체인 기반 시장의 데이터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유동성 측정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두 시장이 평상시와 위기 시에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를 밝혀내는 것을 핵심 문제로 삼았다.
연구 모형
전통 금융시장 데이터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시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하여 각 시장의 유동성을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한 후, 금융 위기 전후로 두 시장의 지표 변화를 비교 분석하는 계량적 접근법을 사용했다.
이 연구는 두 시장을 비교 분석하기 위한 계량적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 데이터 수집: 전통 금융 시장(예: S&P 500 주식)의 고빈도 거래 데이터와, 블록체인 기반 시장(예: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고빈도 거래 데이터를 모두 수집한다.
- 신규 지표 개발: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기법(예: 시장 상태를 군집화하거나, 유동성 변화를 예측하는 모델)을 활용하여 각 시장의 유동성 상태를 더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한다.
- 비교 분석: 개발된 신규 유동성 지표와 전통적인 지표를 모두 사용하여, 두 시장의 유동성 동학을 비교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나 FTX 사태와 같은 특정 금융 위기 기간 동안 두 시장의 유동성이 어떻게 다르게 반응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데이터 설명
전통 금융 시장의 주식 거래 데이터와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 데이터를 함께 사용했다.
- 출처: 논문에 구체적인 출처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전통 금융 데이터는 WRDS(Wharton Research Data Services)나 블룸버그(Bloomberg) 등에서, 암호화폐 거래 데이터는 카이코(Kaiko)나 크립토컴페어(CryptoCompare)와 같은 전문 데이터 제공 업체나 거래소의 API를 통해 수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온체인 여부: 이 연구는 전통 금융의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와 블록체인의 온체인(On-chain) 데이터 및 중앙화 거래소의 오프체인 데이터를 모두 활용하는 크로스(Cross) 데이터 연구의 성격을 띤다.
- 수집 방법: 각 데이터 소스에서 제공하는 API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특정 기간 동안의 고빈도 거래 데이터(틱 데이터), 즉 모든 호가 정보(order book)와 실제 체결 내역(trade data)을 추출하여 분석용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 데이터 변수 설명: 이 연구는 시장의 미시적인 움직임을 분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변수들을 활용했다.
- 시장 미시구조 데이터 (Market Microstructure Data):
호가 데이터
: 특정 시점의 매수/매도 호가, 호가 간 가격 차이(스프레드), 각 호가에 쌓여있는 물량(호가 깊이).거래 데이터
: 실제 거래가 체결된 가격, 거래량, 거래 방향(매수/매도).
- 파생 유동성 지표 (Derived Liquidity Metrics):
전통적 지표
: Amihud 비유동성 지수, 호가 스프레드 비율 등.신규 개발 지표
: 머신러닝 모델을 통해 시장의 다양한 상태 변수들을 종합하여 생성된, 시장의 충격 흡수 능력이나 유동성 회복 속도를 나타내는 새로운 동적 유동성 점수.
- 시장 미시구조 데이터 (Market Microstructure Data):
데이터 분석
두 시장에서 추출한 고빈도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유동성 지표를 산출했다. 특히, 머신러닝 모델을 이용해 시장의 여러 상태 변수를 종합하여 새로운 유동성 지표를 생성하고, 이 지표들이 금융 위기와 같은 특정 이벤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의 분석은 정교한 계량 금융 기법과 머신러닝을 결합하여 수행되었다. 저자는 먼저 두 시장의 고빈도 거래 데이터를 이용해 기존의 다양한 유동성 지표들을 계산했다. 그 다음, 이 연구의 핵심인 머신러닝을 적용했다. 예를 들어, 시장의 여러 상태 변수(변동성, 거래량 등)를 입력으로 하여 미래의 유동성을 예측하는 지도학습 모델을 만들거나, 혹은 시장 상태 자체를 ‘평온기’, ‘불안기’, ‘위기’ 등으로 군집화하는 비지도학습 모델을 활용하여, 각 시장 국면(regime)별로 유동성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특정 금융 위기 이벤트 전후로 이러한 지표들의 변화를 통계적으로 비교하여 두 시장의 반응 메커니즘 차이를 규명했다.
핵심 결과
블록체인 기반 시장의 유동성은 전통 금융 시장과 근본적으로 다른 동학을 보이며, 특히 외부 충격(위기)에 더 빠르고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 결과,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은 평상시에는 매우 풍부해 보이지만, 그 유동성이 매우 ‘취약하다(fragile)’는 특징을 보였다. 즉,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 전통 시장에 비해 훨씬 더 빠르고 깊게 유동성이 고갈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화된 유동성 공급(Automated Market Maker)이나 자동 청산(Automatic Liquidation) 메커니즘과 같은 DeFi의 고유한 특징이 이러한 급격한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 연구에서 머신러닝을 통해 개발된 새로운 유동성 지표들은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기존 지표들보다 더 민감하게 포착해내는 우수성을 보였다.
시사점
DeFi와 같은 새로운 금융 시스템에 투자하거나 관련 상품을 개발할 때는, 전통 금융의 잣대만으로 리스크를 평가해서는 안 되며, 온체인 데이터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분석 지표와 리스크 관리 모델이 필수적이다.
이 연구는 Web3 금융 생태계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중요한 경고와 교훈을 준다. 월스트리트의 리스크 관리 모델을 그대로 DeFi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DeFi 시장은 그 자체의 독특한 법칙과 동학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DeFi 네이티브’한 분석 지표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해야 한다. 투자자는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를 인지해야 하며, 프로토콜 개발자는 극단적인 시장 상황에서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더욱 정교한 메커니즘을 설계해야 한다는 실무적 과제를 제시한다.
인사이트
DeFi라는 새로운 바다에서는, 전통적인 나침반이 아니라 위성항법장치(GPS)가 필요하다.
AI/빅데이터 마케터의 관점에서 이 논문은, 새로운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측정 도구가 필요하다는 근본적인 원칙을 상기시킨다. 이는 마케팅을 넘어, 리스크 관리와 상품 개발 전략에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 시장 현상 페르소나: ‘DeFi의 변덕스러운 유동성’
- 평상시: 유니스왑(Uniswap)의 특정 토큰 페어는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대량의 거래도 낮은 슬리피지로 원활하게 처리된다.
- 위기 시: 특정 악재가 터지자, 시장의 불안감을 감지한 유동성 공급자들이 알고리즘에 따라 단 몇 분 만에 대규모로 유동성을 회수한다. 이로 인해 호가창은 텅 비게 되고, 작은 매도 주문 하나에도 가격이 폭락하는 ‘유동성 증발’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전통 시장의 서킷브레이커와 같은 완충 장치가 없는 DeFi의 민낯을 보여준다.
- 실질적인 마케팅/전략적 액션
- 실시간 유동성 리스크 대시보드 구축: 이 논문에서 제안한 머신러닝 기반 유동성 지표를 실시간으로 계산하여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특정 프로토콜이나 자산의 유동성 지수가 위험 임계치를 하회하면, 관련 투자자나 내부 리스크 관리팀에 자동으로 경고 알림을 보낸다.
- ‘스트레스 테스트’ 기반의 상품 설계: 새로운 DeFi 상품을 출시하기 전에, 과거 금융 위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백테스팅 및 스트레스 테스트)을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극단적인 유동성 고갈 상황에서도 프로토콜이 파산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지 사전에 검증하고 상품 구조를 보완한다.
- 투자자 보호를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 특정 유동성 풀의 리스크를 단순히 APY(연간수익률)로만 보여주는 것을 넘어, 이 논문의 지표를 활용한 ‘유동성 안정성 점수’나 ‘위기 시 예상 손실률’과 같은 정보를 함께 제공하여, 투자자들이 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