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의 실제 사례를 통해, 여러 계열사에 흩어진 고객 데이터를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으로 통합하고, 머신러닝을 적용하여 개인화 추천 등 초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MarTech 혁신 과정을 소개한다.
논문 요약
- 논문 제목: 고객 경험 확대를 위한 머신러닝 활용 MarTech
- 저자: 오순영
- 게재 학술지: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
- 발행 연도: 2021
- 핵심 요약: KB금융그룹이 전사적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는 플랫폼(CDP)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 행동 예측, 개인화 상품 추천, 이탈 방지 모델링 등 다양한 머신러닝 기술을 실제 마케팅에 적용하여, 유의미한 사업 성과 개선과 고객 경험(CX) 향상을 이끌어낸 과정을 담은 사례 연구이다.
연구 배경
데이터와 AI 기술이 마케팅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한 오늘날, 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고객 데이터를 보유했는지가 아니라, 그 데이터를 얼마나 잘 통합하고 활용하여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는지에 달려있다.
**마테크(MarTech)**는 마케팅(Marketing)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마케팅 활동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기술 도구와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과거의 마케팅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메시지 전달에 가까웠다면, 현대의 마테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한 명 한 명의 니즈를 파악하고, 최적의 순간에 최적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를 지향한다.
이러한 초개인화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기반은 **고객 데이터 플랫폼(Customer Data Platform, CDP)**이다. CDP는 기업 내 여러 채널(웹사이트, 모바일 앱, 오프라인 매장, 콜센터 등)에 흩어져 있는 고객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아, 개별 고객에 대한 **360도 통합 뷰(Single Customer View)**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한 고객이 은행 앱에서 대출 상품을 조회하고, 신용카드로 유아용품을 구매했으며, 증권 계좌에서 특정 주식을 매도한 기록을 통합하여 ’30대 자녀 양육과 재테크에 관심 많은 고객’이라는 입체적인 프로필을 완성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KB금융그룹이 이러한 CDP를 구축하고, 그 위에 다양한 머신러닝(ML) 알고리즘을 탑재하여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CX)을 혁신한 실제 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데이터 기반 마케팅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해결하려는 문제
디지털 전환 시대에 금융 기업이 마주한 파편화된 고객 데이터와 획일적인 마케팅의 한계를 극복하고, 데이터와 AI를 통해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금융 경험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대기업, 특히 금융그룹은 오랜 기간 동안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성장해 온 탓에 고객 데이터가 심각하게 **파편화(Fragmented)**되어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 예를 들어, 한 고객이 KB국민은행의 우수 고객이라 할지라도, KB국민카드나 KB증권에서는 그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알기 어렵다.
이러한 데이터 사일로(Data Silo) 현상은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 부정확한 고객 이해: 고객의 전체적인 금융 생활을 보지 못하고 단편적인 모습만 보게 된다.
- 비효율적인 마케팅: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에게 또다시 대출 상품을 추천하는 등 고객의 현재 상황과 무관한 마케팅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고객의 피로도를 높인다.
- 일관성 없는 고객 경험: 각 계열사나 채널마다 고객을 다르게 인식하고 대응하여, 고객은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 연구는 KB금융그룹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 내 모든 고객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고(CDP 구축), 이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여 고객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결과적으로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나를 알아주는’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 모형
전사적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는 CDP를 구축하고, 그 위에 AI/머신러닝 모델(고객 분류, 예측, 추천)을 탑재하여, 이를 마케팅 자동화 툴과 연동해 개인화된 마케팅 액션을 실행하는 ‘데이터-AI-액션’ 선순환 체계를 제시한다.
본 연구는 특정 수학적 모델이 아닌, 성공적인 MarTech 도입을 위한 개념적, 기술적 아키텍처를 제시하는 사례 연구이다. 그 구조는 다음과 같은 3개의 핵심 계층으로 이루어진 선순환 체계로 설명할 수 있다.
- 데이터 계층 (Data Layer):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 구축
- 그룹 내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모든 계열사의 고객 데이터를 수집, 정제, 통합하여 **’Single Customer View’**를 구현한다. 이것이 모든 분석과 마케팅의 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된다.
- 지능 계층 (Intelligence Layer): AI/ML 모델 개발 및 활용
- 통합된 CDP 데이터 위에서 다양한 목적의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한다.
- 고객 세분화(Segmentation): 고객의 자산, 거래 패턴, 라이프스타일 등을 기반으로 동질적인 그룹으로 분류한다.
- 예측(Prediction): 고객의 미래 LTV, 이탈 가능성, 대출 연체 위험 등을 예측한다.
- 추천(Recommendation): 고객의 현재 상황과 잠재적 니즈에 가장 적합한 금융 상품이나 콘텐츠를 추천한다.
- 통합된 CDP 데이터 위에서 다양한 목적의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한다.
- 실행 계층 (Action Layer): 마케팅 자동화 및 개인화
- 지능 계층에서 도출된 분석 결과(예: ‘A 고객은 곧 자동차 대출이 필요할 확률 80%’)를 마케팅 자동화 시스템과 연동한다.
- 이를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타이밍에, 최적의 채널(앱 푸시, 이메일, SMS 등)로, 개인화된 메시지와 상품을 자동으로 전달한다.
이 세 단계가 유기적으로 순환하면서 데이터는 인사이트를 낳고, 인사이트는 실행으로 이어지며, 실행 결과는 다시 데이터로 축적되어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구조이다.
데이터 설명
KB금융그룹 내 은행, 카드, 증권 등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고객의 금융 거래 및 행동 데이터를 통합한 전사적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이는 매우 민감한 오프체인(Off-chain) 정형/비정형 데이터이다.
- 출처: KB금융그룹이 보유한 내부 고객 데이터로,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은 매우 민감한 정보다. 데이터의 성격은 기업 내부에서 관리되는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이다.
- 수집 방법: 각 계열사의 기간계 시스템, CRM 시스템, 채널 시스템(웹/앱 로그) 등 다양한 소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여 전사 데이터웨어하우스(DW) 및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을 통해 통합했다.
- 데이터 변수 설명: 본 연구 사례에서는 특정 변수보다는 통합된 데이터의 ‘종류’가 중요하며, 이는 다음과 같이 구조화할 수 있다.
- 고객 프로필 데이터: 고객의 인구통계학적 정보(연령, 성별, 직업, 소득), 가족 구성원 정보 등.
- 금융 거래 데이터 (정형):
- 은행: 예적금 평균 잔액, 입출금 패턴, 대출 이력 및 잔액.
- 카드: 카드 사용 내역(가맹점, 업종, 금액, 시간), 할부/현금서비스 이용 내역.
- 증권: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보유 현황 및 거래 내역.
- 채널 이용 및 행동 데이터 (정형/비정형):
- 모바일 앱/웹에서의 페이지뷰, 클릭스트림, 검색 키워드 등 로그 데이터.
- 콜센터 상담 녹취록, 고객 민원 내용 등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
- 영업점 방문 상담 기록.
이처럼 다양한 형태와 소스의 데이터를 통합하여 고객을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이 사례의 핵심이다.
데이터 분석
통합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세분화, 이탈 예측, 연체 예측, 상품 추천 등 다양한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마케팅 캠페인에 적용하여 성과를 측정하는 실증적 사례 분석을 수행했다.
본 연구는 특정 알고리즘의 성능을 평가하기보다는, 머신러닝 기술이 실제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 분석에 초점을 맞춘다. KB금융그룹은 통합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다양한 분석 과제를 수행했다.
- 고객 세분화: RFM(최근성, 빈도, 금액)과 같은 전통적인 기법과 머신러닝 클러스터링을 결합하여 고객을 ‘우량 고객’, ‘잠재 이탈 고객’, ‘신규 유망 고객’ 등으로 분류했다.
- 예측 모델링: 시계열 분석, 분류 알고리즘 등을 사용하여 고객의 미래 행동(예: 6개월 내 주거래 이탈 확률, 3개월 내 신용대출 신청 확률, 카드론 연체 확률 등)을 예측했다.
- 추천 시스템: 협업 필터링, 콘텐츠 기반 필터링 등의 기법을 활용하여, 고객의 현재 금융 포트폴리오와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고, ‘지금 이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다음 금융 상품은 무엇인가’를 추천했다. (예: 해외 주식 투자 고객에게 환율 우대 외화 통장 추천)
이러한 분석 모델들은 일회성 보고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자동화 시스템에 탑재되어 실제 캠페인 실행에 직접적으로 활용되었으며, 그 성과(예: 캠페인 반응률, 고객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모델을 개선했다.
핵심 결과
데이터 기반의 MarTech 시스템 구축과 머신러닝 모델 활용은 마케팅 캠페인 반응률과 같은 정량적 성과를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나를 알아주는’ 금융 경험을 제공하는 질적 성과를 달성했다.
본 사례 연구의 핵심 결과는 성공적인 MarTech 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 그 자체이다. KB금융그룹은 데이터 통합과 머신러닝 활용을 통해 다음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 정량적 성과 개선: 개인화된 상품 추천 및 마케팅 메시지를 통해, 기존의 획일적인 캠페인 대비 반응률, 클릭률(CTR), 전환율(CVR)이 크게 향상되었다. 또한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선제적인 리텐션 활동을 펼쳐 이탈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 질적 성과 (고객 경험 향상): 고객들은 더 이상 자신과 상관없는 스팸성 광고 대신, 자신의 현재 상황과 필요에 맞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받게 되었다. 이는 고객이 “KB금융이 나를 잘 이해하고 관리해준다”고 느끼게 만들어 고객 만족도와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결론적으로,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MarTech 혁신은 단기적인 마케팅 효율 증대를 넘어, 고객과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준다.
시사점
성공적인 데이터 기반 마케팅 혁신은 단일 기술이나 모델 도입이 아닌, 데이터를 통합하는 인프라(CDP), 분석하고 활용하는 조직 역량, 그리고 이를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려는 전사적 비전이 결합될 때 가능하다.
이 사례 연구는 기술 도입을 넘어 조직의 데이터 기반 혁신을 꿈꾸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첫째, 모든 혁신은 데이터 통합에서 시작된다. 최고의 머신러닝 모델도 파편화되고 품질이 낮은 데이터 위에서는 작동할 수 없다. 여러 부서와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일관성 있는 ‘단일 진실 공급원(Single Source of Truth)’을 만드는 CDP 구축이 모든 것의 전제 조건이다.
둘째, 기술과 비즈니스, 조직 문화가 함께 가야 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아무리 좋은 모델을 만들어도 마케팅 부서가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데이터 분석팀과 마케팅 현업팀 간의 긴밀한 협업, 그리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장려하는 리더십의 지원과 조직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국 성공적인 MarTech는 단순히 솔루션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을 조직 전체에 ‘내재화’하는 과정임을 이 사례는 명확히 보여준다.
인사이트
데이터는 고객의 ‘과거’를 기록하지만, AI는 고객의 ‘미래’를 설계한다. 흩어진 기록으로 맞춤형 미래를 제안하라.
이 논문은 데이터 활용의 ‘규모’와 ‘프로세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개별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넘어, 전사적인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자동화된 액션으로 연결했을 때 비로소 상상 속의 ‘초개인화’가 현실이 될 수 있다.
- 고객 페르소나 예시: “Web3 네이티브, 알렉스”
- 특징: 알렉스는 특정 DeFi 프로토콜에서 스왑과 스테이킹을 하고, OpenSea에서 NFT를 구매하며, Gitcoin에서 공공재 프로젝트에 기부도 한다. 그의 온체인 데이터는 현재 각 dApp과 프로토콜에 파편화되어 흩어져 있다. 어떤 프로토콜도 ‘알렉스의 전체 모습’을 보지 못한다.
- 데이터 기반 행동: Uniswap에서의 스왑 기록, Lido에서의 스테이킹 기록, OpenSea에서의 NFT 구매 기록, Gitcoin에서의 기부 기록.
- 실질적인 마케팅 액션 제안:
- Web3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 구축: 알렉스의 지갑 주소(EOA)를 키(key)로 하여, Dune Analytics, Etherscan, The Graph, Debank 등 다양한 온체인 데이터 소스로부터 그의 DeFi, NFT, Governance, SocialFi 활동을 모두 수집하고 통합하여 ‘360도 Web3 고객 뷰’를 구축한다.
- 맥락 기반 초개인화 오퍼: 이 통합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렉스가 최근 ArtBlocks NFT를 구매한 직후, 그에게 “구매하신 NFT를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NFTfi 프로토콜을 이용해 보세요”라고 추천한다. 또한, 그가 Gitcoin에 기부한 가치관을 파악하고, 새로운 사회적 기여 관련 dApp이나 ReFi(재생 금융) 프로젝트 정보를 우선적으로 제공한다.
- 생태계 차원의 이탈 방지: 알렉스가 주로 사용하던 DeFi 프로토콜에서의 활동이 뜸해지면(Local Churn), 그가 과거에 관심을 보였던 다른 유형의 dApp(예: 블록체인 게임 길드)에 대한 인센티브나 에어드랍 정보를 제공하여, 특정 dApp이 아닌 Web3 생태계 전체에 대한 그의 참여를 유지(Ecosystem Retention)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