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온라인 게임에서 수집되는 플레이어의 행동 로그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여, 플레이어의 숨겨진 행동 패턴과 유형을 자동으로 발견하는 게임 데이터 분석의 선구적인 연구이다.
논문 요약
- 논문 제목: 「Guns, swords and data: Clustering of player behavior in computer games in the wild」
- 저자: A. Drachen 외
- 게재 학술지: 2012 IEEE Conference on Computational Intelligence and Games
- 발행 연도: 2012
- 핵심 요약: 대규모 온라인 게임(MMORPG)의 플레이어 행동 로그 데이터(텔레메트리)를 군집분석하여, ‘퀘스트 중심 플레이어’, ‘PvP 중심 플레이어’ 등 뚜렷한 행동 패턴을 가진 그룹들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이를 통해 게임 디자인 개선 및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 배경
이 연구는 게임 개발자의 ‘직감’을 넘어, 실제 ‘데이터’를 통해 플레이어를 이해하려는 게임 애널리틱스(Game Analytics) 분야의 초석을 다졌다.
2010년대 초반, 온라인 게임이 점차 대규모화되고 복잡해지면서, 개발자들은 수백만 명에 달하는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게임을 어떻게 즐기는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기존에는 ‘바틀 테스트(Bartle Test)’와 같이 설문 기반으로 플레이어 유형(성취형, 탐험가형, 사교형, 킬러형)을 나누는 방식이 있었으나, 이는 플레이어의 실제 행동과 다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연구는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남기는 모든 행동 기록, 즉 텔레메트리(Telemetry)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여, 주관적인 응답이 아닌 객관적인 행동에 기반한 플레이어 유형을 식별하고자 했다. 이는 데이터 기반 게임 디자인과 개인화된 게임 경험 제공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시점에 매우 중요한 시도였다.
해결하려는 문제
플레이어의 실제 게임 내 행동을 기반으로, 의미 있는 플레이어 그룹(세그먼트)을 자동으로 식별하고자 했다.
게임 기획자들은 종종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이 의도한 대로 게임을 즐길 것이라 가정하지만, 실제 플레이어들의 행동은 매우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이 연구는 “플레이어들의 방대한 행동 로그 데이터 속에는 몇 가지 뚜렷한 패턴이 숨어있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하여 이러한 숨겨진 행동 패턴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플레이어들을 ‘퀘스트 클리어에 집중하는 유형’, ‘다른 플레이어와의 전투(PvP)를 즐기는 유형’, ‘채팅과 커뮤니티 활동에 집중하는 유형’ 등으로 객관적으로 분류하고자 했다.
연구 모형
게임 서버에 기록된 대규모 텔레메트리 데이터에서 핵심 행동 지표를 추출하고, 이를 군집분석하여 행동 기반의 플레이어 프로필을 도출하는 모델을 설계했다.
이 연구가 제안하는 모형은 3단계로 구성된다. 첫째, 게임 서버에 기록된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행동 로그(이동, 전투, 퀘스트, 채팅 등)를 수집한다. 둘째, 이 원시(Raw) 데이터로부터 각 플레이어의 성향을 나타낼 수 있는 핵심적인 변수(예: 총 PvP 승리 횟수, 퀘스트 완료율 등)를 추출하여 ‘행동 프로필’을 생성한다. 셋째, 이 행동 프로필 데이터를 군집분석 알고리즘에 적용하여, 유사한 프로필을 가진 플레이어들을 그룹으로 묶어 숨겨진 플레이어 유형을 식별한다.
데이터 설명
실제 상용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에서 수집된 플레이어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활용했다.
- 출처 및 수집 방법 논문에 구체적인 게임 이름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상용 MMORPG의 게임 서버에서 직접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는 플레이어의 모든 행동이 시간과 함께 기록되는 서버 로그 데이터로, WEB3의 온체인 데이터와 유사하게 사용자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기록한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에 해당한다.
- 데이터 변수 설명 플레이어의 행동을 다각도로 파악하기 위해, 로그 데이터로부터 다음과 같은 논리적 그룹의 변수들을 생성(Feature Engineering)했다.
- 전투(Combat) 관련 변수:
PvP 활동
: 다른 플레이어와의 전투 횟수, 승리/패배 횟수, 킬/데스 비율 등PvE 활동
: 몬스터 사냥 횟수, 던전 클리어 횟수, 보스 몬스터 처치 횟수 등
- 진행(Progression) 관련 변수:
퀘스트 활동
: 수락한 퀘스트 수, 완료한 퀘스트 수, 퀘스트 완료율 등레벨업 속도
: 특정 레벨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
- 소셜(Social) 관련 변수:
커뮤니케이션
: 채팅 메시지 발송 횟수, 길드(커뮤니티) 가입 및 활동 여부 등
- 경제(Economy) 관련 변수:
거래 활동
: 다른 플레이어와의 아이템 거래 횟수, 경매장 이용 빈도 등
- 전투(Combat) 관련 변수:
데이터 분석
플레이어의 행동 프로필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지도 학습인 군집분석(Clustering)을 통해 플레이어 그룹을 식별했다.
데이터 분석은 사전에 정의된 정답 없이 데이터의 내재된 구조를 발견하는 군집분석을 중심으로 수행되었다. 연구진은 각 플레이어를 위에서 설명한 다차원적인 행동 변수 공간의 한 점으로 표현했다. 이후, 군집분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이 공간에서 서로 가까이 모여 있는 플레이어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었다. 그 결과, 통계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여러 개의 플레이어 유형(클러스터)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핵심 결과
플레이어의 행동 데이터만으로도 ‘전사’, ‘모험가’, ‘사교가’ 등과 같이 의미론적으로 해석 가능한 플레이어 유형을 성공적으로 분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분석 결과, 군집분석은 뚜렷하게 구분되는 여러 플레이어 그룹을 식별해냈다. 예를 들어, 한 그룹은 PvP 관련 변수값이 압도적으로 높았고(PvP 중심 플레이어), 다른 그룹은 퀘스트 완료와 관련된 변수값이 높았으며(퀘스트 중심 플레이어), 또 다른 그룹은 채팅과 같은 소셜 변수값이 높게 나타났다(사교 중심 플레이어). 이는 플레이어의 행동 로그가 그들의 플레이 스타일과 동기를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데이터 소스임을 증명한다.
시사점
데이터 기반의 플레이어 행동 분석은 개인화된 게임 경험을 제공하고, 사용자 이탈을 방지하며, 게임의 핵심 재미를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연구는 게임 분석이 단순히 어뷰징 유저를 잡아내는 것을 넘어, 게임 디자인과 라이브 운영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특정 유형의 플레이어들이 특정 구간에서 대거 이탈하는 것을 데이터로 발견한다면, 해당 구간의 난이도를 조절하여 이탈률을 낮출 수 있다. 또한, 각 플레이어 유형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나 이벤트를 제공하여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인사이트
“고객의 클릭(행동)은 그들의 목소리보다 정직하다.”
AI 빅데이터 마케터 관점에서 이 논문은 고객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그들에게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묻는 것(설문조사)이 아니라, 그들의 ‘실제 행동’을 관찰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고전적인 사례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전투광 PvP’er’**라는 구체적인 고객 페르소나를 정의할 수 있다. 이들은 게임의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거나 아이템을 수집하는 것보다, 다른 플레이어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에서 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 그룹이다.
- 마케팅 액션 아이템
- 개인화된 상품 제안(CRM): 이 페르소나 그룹에게는 사냥에 유용한 아이템보다, PvP에 특화된 장비나 외형 아이템을 추천하는 인게임 팝업을 띄워 구매 전환율을 높일 수 있다.
- 맞춤형 이벤트 알림: 새로운 PvP 토너먼트나 전장(Battleground) 이벤트가 열릴 때,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먼저 이 그룹에게 푸시 알림을 보내 참여를 독려하고 만족도를 높인다.
- 타겟 광고: 신규 게임을 홍보할 때, 기존 게임에서 ‘전투광 PvP’er’로 분류되었던 유저 그룹과 유사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오디언스에게 ‘최강자를 가리는 짜릿한 전투!’와 같은 메시지로 광고를 집행하여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