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에 따른 고객세분화 및 e‑CRM 전략제안

소비자의 가치관, 관심사, 활동 등 라이프스타일 설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여러 그룹으로 세분화하고, 각 그룹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e-CRM 전략을 제안하는 방법론을 다룬다.


논문 요약

  • 논문 제목: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고객세분화 및 e-CRM 전략제안
  • 저자: 고은주, 권준희, 윤선영
  • 게재 학술지: 한국의류학회지
  • 발행 연도: 2005
  • 핵심 요약: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가치관, 관심사, 활동 등)을 설문조사를 통해 측정하고, 요인분석 및 군집분석을 적용하여 시장을 ‘유행 추구형’, ‘실용 중시형’ 등 의미 있는 고객 세그먼트로 분류했다. 나아가, 각 세그먼트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온라인 행동 특성을 분석하여 차별화된 e-CRM 전략을 제안했다.

연구 배경

“우리 고객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30대 여성”이라고 답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 연구는 고객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넘어, 그들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 즉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고객을 더 깊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고객 세분화(Customer Segmentation)**는 전체 시장을 비슷한 특성을 가진 동질적인 소그룹으로 나누는 모든 마케팅 활동의 출발점이다. 전통적으로 세분화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이루어져 왔다.

  • 인구통계학적 세분화 (Demographic): 연령, 성별, 소득, 직업 등.
  • 지리적 세분화 (Geographic): 국가, 도시, 지역 등.
  • 행동적 세분화 (Behavioral): 구매 이력, 사용량, 브랜드 충성도 등 (예: RFM 분석).

하지만 같은 30대 여성이라도, 어떤 사람은 최신 유행에 민감한 반면 다른 사람은 가격 대비 성능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인구통계학적, 행동적 기준만으로는 고객의 근본적인 ‘왜(Why)’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심리분석적 세분화(Psychographic Segmentation)**이며, 그 중심에 라이프스타일(Lifestyle) 개념이 있다. 라이프스타일은 개인이 살아가는 방식, 즉 그들의 **활동(Activities), 관심사(Interests), 의견(Opinions)**의 총체로 정의된다. 이 AIO를 분석하면 고객이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는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파악하여 훨씬 더 깊이 있는 고객 이해가 가능해진다.

본 연구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분석을 통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이를 e-CRM(electronic-CRM), 즉 이메일, 웹사이트, 모바일 앱 등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고객 관계 관리 전략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해결하려는 문제

고객의 구매 행동 데이터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근본적인 가치관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시장을 세분화하고, 이를 통해 피상적인 관계를 넘어선 깊이 있는 고객 관계를 구축한다.

행동 기반 세분화(예: RFM)는 ‘어떤 고객이 돈을 많이 쓰는가’는 알려주지만, ‘왜 그들이 돈을 쓰는가’는 알려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동일한 고가 의류를 구매한 두 고객이 있더라도, 한 명은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구매했을 수 있고, 다른 한 명은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개인적 만족을 위해 구매했을 수 있다.

이 두 고객에게 동일한 마케팅 메시지(“신상품 할인!”)를 보내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전자의 고객에게는 “셀럽들이 선택한 바로 그 아이템”이라는 메시지가, 후자의 고객에게는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디테일”이라는 메시지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이 연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고객의 구매 행동 이면에 숨어있는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심리분석적 변수를 활용하여 시장을 세분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각 세그먼트의 가치관에 맞는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함으로써, 단순한 판매자-구매자 관계를 넘어 브랜드와 고객 간의 강력한 감성적 유대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 모형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요인분석으로 압축한 뒤, 군집분석을 적용하여 고객을 세분화하고 각 그룹별 e-CRM 전략을 제안한다.

본 연구는 전통적인 마케팅 조사에서 널리 사용되는 다변량 통계 분석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적용했다.

  1. 데이터 수집 (Data Collection): 라이프스타일을 측정하기 위해 설계된 설문지를 사용한다. 설문지는 소비자의 활동(취미, 쇼핑 습관 등), 관심사(패션, 기술, 사회 문제 등), 의견(브랜드, 광고, 소비에 대한 태도 등)을 묻는 수십 개의 AIO 문항으로 구성된다.
  2. 차원 축소 (Factor Analysis): 수십 개의 설문 문항 데이터는 서로 상관관계가 높고 변수가 너무 많아 직접 분석하기 어렵다. 따라서, 변수들 간의 기저에 있는 공통된 패턴을 찾아내는 **요인분석(Factor Analysis)**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예를 들어 20개의 문항을 ‘유행추구성’, ‘가격민감성’, ‘디지털친화성’ 등과 같은 소수의 핵심 ‘라이프스타일 요인’으로 압축한다.
  3. 고객 세분화 (Cluster Analysis): 요인분석을 통해 얻어진 각 응답자의 ‘요인 점수(Factor Score)’를 입력 데이터로 사용하여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을 수행한다. 군집분석은 유사한 요인 점수 패턴을 가진 응답자들을 동일한 그룹으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4. 프로파일링 및 전략 수립 (Profiling & Strategy): 분류된 각 군집(세그먼트)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구매 행동, 미디어 이용 행태 등을 교차 분석하여 각 세그먼트의 생생한 프로필, 즉 **페르소나(Persona)**를 완성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 세그먼트에 최적화된 e-CRM 전략(개인화 메시지, 추천 채널 등)을 제안한다.

데이터 설명

특정 소비자 그룹(예: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라이프스타일 관련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이는 응답자의 가치관, 관심사, 의견 등을 포함하는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이다.

  • 출처: 논문에 구체적인 출처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연구진이 특정 소비자 집단(본 연구에서는 인터넷 쇼핑몰 이용 경험이 있는 2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직접 수행한 설문조사 데이터로 보인다. 이는 실제 거래 기록이 아닌,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묻는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이다.
  • 수집 방법: 특정 기간 동안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 설문지를 배포하고 회수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 데이터 변수 설명: 본 연구의 핵심은 라이프스타일을 측정하는 AIO 변수들이다.
    • 라이프스타일 측정 변수 (AIO Statements): ‘전혀 그렇지 않다(1점)’ ~ ‘매우 그렇다(5점)’의 리커트 척도로 측정된 수십 개의 문항들로 구성된다.
      • 활동(Activities): “나는 여가 시간에 주로 쇼핑을 즐긴다”, “나는 문화/예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 관심사(Interests): “나는 패션과 미용에 대한 정보에 관심이 많다”, “나는 사회 문제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 의견(Opinions): “나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내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구매한다”, “온라인으로 옷을 사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
    • 인구통계학적 변수: 연령, 소득, 직업, 결혼 여부 등. 이는 군집분석 후 각 세그먼트의 프로필을 구체화하는 데 사용된다.

데이터 분석

수집된 라이프스타일 설문 데이터에 요인분석과 군집분석을 순차적으로 적용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마케팅적으로 해석 가능한 여러 고객 세그먼트를 성공적으로 도출했다.

본 연구의 데이터 분석은 요인분석군집분석이라는 두 가지 핵심적인 통계 기법을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분석의 첫 단계에서는 수십 개의 라이프스타일 측정 문항들에 요인분석을 적용했다. 그 결과, 서로 연관성이 높은 문항들이 몇 개의 공통된 ‘요인’으로 묶였다. 예를 들어, ‘최신 유행 스타일을 선호한다’, ‘잡지를 통해 패션 정보를 얻는다’, ‘유명 브랜드 옷을 즐겨 입는다’와 같은 문항들은 ‘유행/과시 추구성’이라는 단일 요인으로 압축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복잡한 데이터를 몇 개의 핵심적인 라이프스타일 차원으로 단순화하고, 분석의 안정성을 높였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각 응답자가 이 요인들에서 얻은 점수인 ‘요인 점수’를 바탕으로 K-평균 군집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라이프스타일 요인 점수 패턴이 유사한 그룹끼리 몇 개의 뚜렷한 군집으로 분류되었다. 예를 들어, ‘유행/과시 추구성’ 요인 점수는 높고 ‘가격 민감성’ 요인 점수는 낮은 사람들이 하나의 군집으로, 그 반대의 패턴을 보이는 사람들이 다른 군집으로 묶이는 식이다.


핵심 결과

분석 결과, 소비자들은 ‘유행 선도적 패셔니스타’, ‘합리적 실용주의자’, ‘보수적 알뜰파’ 등 뚜렷하게 구분되는 라이프스타일 세그먼트로 분류되었으며, 각 그룹은 서로 다른 소비 패턴과 미디어 이용 행태를 보였다.

군집분석 결과, 전체 시장은 의미 있는 몇 개의 라이프스타일 세그먼트로 나뉘었다. 본 논문에서는 구체적으로 ‘자기현시 유행추구형’, ‘실용적 이성구매형’, ‘상표동조 과시형’, ‘수동적 관망형’ 등 4개의 그룹을 도출했다.

가장 중요한 발견은, 이렇게 분류된 라이프스타일 세그먼트가 실제 구매 행동 및 정보 탐색 행동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 ‘자기현시 유행추구형’: 최신 유행에 민감하고, 충동구매 성향이 있으며, 패션 잡지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경향이 강했다.
  • ‘실용적 이성구매형’: 가격과 품질을 꼼꼼히 비교하고, 계획적인 소비를 하며, 상품평이나 가격 비교 사이트를 주로 활용했다.

이러한 결과는 라이프스타일이 단순한 심리적 특성을 넘어, 고객의 실질적인 소비 행동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임을 증명한다.


시사점

고객의 근본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는 것은 제품 개발, 광고 메시지, 채널 전략 등 모든 마케팅 활동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나침반 역할을 한다.

이 연구는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마케터들에게 다음과 같은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고객 세분화의 기준을 행동에서 가치관으로 확장해야 한다. 어떤 제품을 팔 것인지 결정하기 전에, ‘우리의 고객은 어떤 삶을 사는 사람들인가’를 먼저 정의해야 한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면, 그들의 삶의 맥락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둘째, 세그먼트별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완전히 다르게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행 추구형’ 고객에게는 시각적으로 화려한 이미지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효과적일 것이다. 반면, ‘실용 중시형’ 고객에게는 제품의 상세한 스펙, 장단점을 솔직하게 비교 분석한 블로그 리뷰나 기술 백서와 같은 정보 중심의 콘텐츠가 더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인사이트

고객이 ‘무엇을’ 사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지를 보라.

이 논문은 데이터 분석의 최종 목표가 ‘고객의 영혼’을 이해하는 데 있음을 상기시킨다. 행동 데이터는 고객의 ‘겉모습’을 보여주지만,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는 고객의 ‘내면’을 보여준다. 진정한 고객 중심 마케팅은 이 두 가지를 결합하여, 고객의 삶에 의미 있는 가치를 제안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 페르소나 예시: “디지털 노마드 & 가치 투자자, 엘라(Ella)”
    • 특징: 엘라는 특정 도시나 국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며, Web3를 자신의 철학(탈중앙화, 투명성, 커뮤니티 주권)을 실현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녀는 단순히 수익률이 높은 DeFi 프로토콜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프로젝트의 비전, 팀의 철학, 거버넌스의 공정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녀의 온체인 활동은 특정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다.
    • 데이터 기반 행동 추정: Gitcoin을 통한 공공재 프로젝트에 대한 꾸준한 기부, 거버넌스 포럼 및 투표에 대한 높은 참여율, 소수의 가치 있는 프로토콜에 대한 장기 스테이킹.
  • 실질적인 마케팅 액션 제안:
    1. 가치관 기반 커뮤니티 타겟팅: ‘엘라’와 같이 거버넌스 투표 참여율이 높고, Gitcoin 기부 이력이 있으며, 탈중앙화 ID(E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탈중앙 가치 추구형’ 세그먼트를 식별한다. 이들에게는 수익률을 강조하는 광고 대신, “우리 프로토콜이 추구하는 탈중앙화 비전과 향후 거버넌스 로드맵”을 깊이 있게 설명하는 콘텐츠(예: 장문의 블로그 글, 창업자와의 AMA)를 통해 접근한다.
    2. 라이프스타일 연계 파트너십: 이 세그먼트가 디지털 노마드나 원격 근무와 관련된 라이프스타일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들이 실제로 사용할 만한 서비스(예: 여행 할인, 코워킹 스페이스 구독권)를 제공하는 Web2/Web3 기업과 제휴하여, USDC 결제 시 특별 혜택을 제공하는 공동 마케팅을 진행한다.
    3. 스토리텔링 기반 콘텐츠 마케팅: 제품의 기능(What)이 아닌, 제품에 담긴 철학(Why)과 스토리(How)를 강조하는 콘텐츠를 제작하여 배포한다. “우리는 어떻게 더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가”와 같은 메시지를 통해 이들의 가치관에 공감하고 강력한 감성적 유대를 형성한다.